우린 모두 저마다의 속도로 각자의 Pathway를 향해 걸어가죠. 그리고 갈림길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할 때 먼저 길을 걸어본 이의 이야기는 나만의 Pathway를 향해 가는 데 작은 이정표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아카데미 3기 동문인 프로덕트 디자이너 곽세미Sammy를 통해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것’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 아카데미 오기 전 Sammy가 궁금해요!

쎄미는 어떤 기대를 하고 아카데미 3기에 지원했었나요?

미국 애리조나에서 UX를 공부했었지만 디자이너로 미국에서 일을 하면서 하드 스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프레젠테이션 능력, 네트워킹 감각,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전달하는 소프트 스킬까지 일을 하려면 모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량이더라고요. 요즘 한국에서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추천서 없이는 인턴 기회조차 얻기 어려워요. 그만큼 네트워킹을 통한 상호 추천 문화가 일자리 시장에선 강하게 자리 잡고 있죠. 아카데미에 오면 바로 이런 소프트 스킬과 네트워킹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 포트폴리오적으로도 늘 프로토타입 단계까지만 완성했었는데, 아카데미에서는 개발자들과 함께 실제로 프로덕트를 출시하고, 유지보수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포스텍 캠퍼스에서 진행되기에, 경험해보지 못한 한국 대학 생활과 캠퍼스 감성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지원했어요.

🧚 아카데미에선 어떤 경험을 했나요?

명확한 피쳐를 정의하는 비결

아카데미에서 쎄미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들은 모두 타겟 유저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한, '뾰족한 피처'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런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쎄미만의 비결이 있나요?

제가 생각하는 제 강점이자,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저 인터뷰라고 생각해요. 유저 인터뷰를 잘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해요.

첫째,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아카이빙해두는 것이에요. 저는 미국에서 지내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친구가 거의 없었는데, 대외 활동이나 영어 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난 분들이 인터뷰에 큰 도움이 됐어요. 인터뷰할 때도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니 훨씬 더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더라고요.

둘째, 인터뷰할 때는 ‘답’을 미리 정해두지 않으려 해요. 그냥 ‘이 유저의 세계에 들어가 보자’, ‘그 사람이 바라보는 시각을 따라가 보자’는 마음으로요. 질문지도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기도 해요. 그렇게 접근할 때, 훨씬 자연스럽고 그 사람만의 진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또 때로는 사용자 본인도 자신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모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말보다 그 아래에 깔린 맥락을 읽는 게 더 중요하기도 해요. 정량적인 데이터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직관적인 감각을 무시해선 안 돼요.

커피챗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겼을 때 너무 도움이 될 이야기예요. 혹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팀원 간 목표가 다를 때는 어떻게 하셨나요?

아카데미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팀원 간 싱크 맞추기’였어요. 다들 목적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어떤 사람은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학습과 성장이 더 중요했고, 또 어떤 사람은 창업이나 수익화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렇다 보니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커피챗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대화를 많이 해도 커피챗만으로는 다 알 수 없더라고요.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의 진짜 목적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요. 일부러 숨긴 게 아니라, 자기도 몰랐던 가치관이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거죠. 결혼하기 전에 여행을 가보라고 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 같아요. (웃음)

결국 중요한 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대화하는 거였어요. 챌린지를 진행하면서도 계속 점검하고, 계속 물어보고, 계속 조율하며 맞춰나가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메일함이 폭주하는 희열

힘든 순간을 잘 넘긴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어요. 반대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Numvert 쇼케이스 때 기억나요. 앱에 대한 유저 테스트를 진행했었는데, 같은 사용자에게 두 번 피드백을 받았던 일이 있었어요. 처음 테스트에서는 A안과 B안을 보여줬는데, 그 사용자가 “개인적으로는 A가 좋은데, 전체적인 방향성으로는 B가 맞을 것 같다.”는 식으로 애매한 답변을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고민 끝에 A와 B의 장점을 합친 새로운 C옵션을 만들어 다시 보여드렸어요. 그랬더니 “예상 못 했는데 너무 창의적이에요!”라는 반응이 나왔어요. 너무 보람 있는 순간이었어요.

🔗Reazy 때도 짜릿한 순간이 있었어요. 앱스토어 교육 카테고리 4위에 올랐고, 8천 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어요. 하루에 수백 건의 이메일 피드백이 쏟아졌는데요, 저희는 그냥 이메일 주소만 조심스럽게 넣어놨을 뿐인데도 그렇게 많은 피드백이 오더라고요. ‘아, 이게 진짜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거구나’ 하고 실감했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배움은 무엇이었나요?

UX에 정답은 없다

아카데미를 통해 전공 분야인 UX에 대해 가장 크게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아카데미에 오기 전에는 기획을 완벽히 마무리하고 나서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빠르게 만들어보고, 빠르게 피드백 받고, 빠르게 수정 해보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어요.

특히 UX는 맥락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영역이더라고요. 타깃 유저, 사용하는 시나리오, 문화적인 요소 등 수많은 변수 속에서 진짜 중요한 걸 찾아내는 훈련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그 훈련을 할 수 있었던 곳이 바로 아카데미였던 것 같아요.

HIG와 디자인 철학

아카데미에서 디자인에 대한 시야가 확장됐던 경험이 있을까요?

Apple 팀에서 Human Interface Guidelines(HIG)에 대한 세션을 진행해 주신 게 정말 인상 깊었어요. HIG는 단순한 스타일 가이드가 아니라, ‘누구나 환영받는 경험’을 위한 철학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앱스토어에 올리는 스크린샷을 만들 때도, 문화적 배경을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거죠. 미국에서는 투두 앱에 ‘카약 타기’ 같은 예시를 자주 넣는데, 한국 사용자에게는 ‘카약’이라는 활동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반대로, 수화 학습이나 비건 식당 방문 같은 태스크를 투두 앱의 예시로 넣는다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용자들에게 더 쉽게 공감되고, 이 앱이 자신을 환영한다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걸 알게 됐어요.

디자인이 색상에만 의존하면 색맹 사용자에게는 핵심 정보를 전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어요. 색을 구분하기 힘든 사용자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진짜 포괄적인 디자인이 된다는 걸 배웠고요. 그 이후로는 디자인할 때마다 ’내가 누구를 배제하고 있진 않은가?’를 자주 떠올리게 됐어요.

🗺️ 앞으로의 여정이 궁금해요!

Reazy 4.0 업데이트를 준비하며

아카데미 이후에도 계속 이어가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지금은 Reazy 4.0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에요. 처음 출시했던 앱에서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능도 많이 고도화하고 있고요. 홍보를 위한 웹사이트나 SNS 콘텐츠도 직접 만들고 있어요. 출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다듬어가면서 확장해 보는 과정이라서 되게 재밌어요.

계속해서 성장하는 디자이너

요즘 새롭게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있을까요?

최근에는 AR, VR 쪽에 관심이 많아요. 특히 마지막 챌린지 쇼케이스에 Vision Pro 관련 앱들을 보면서 ‘이런 게 진짜 미래의 인터페이스겠구나’ 싶은 인사이트를 많이 받았어요. 단순한 시각적 인터랙션을 넘어서, 물리적인 공간까지 고려하는 인터페이스가 가진 힘이 정말 크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AR이나 VR을 활용한 몰입형 인터페이스 디자인에도 관심을 두고, 다양한 사례를 찾아보고 있어요.

또 하나 흥미롭게 보고 있는 건 노코드 툴이에요. 디자이너가 개발 없이도 간단한 웹사이트나 앱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점점 많아지고 있잖아요. Framer, Webflow 같은 도구들도 직접 써보고 있고, 노코드 기반으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보면서 디자이너로서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려고 하고 있어요.

진짜 도움이 되는 경험 설계하기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로 성장해 가고 싶나요?

저는 예전부터 교육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파트타임 영어 강사로 일했던 경험도 있고요. 자연스럽게 언어 교육이나 지식 전달, 학습자 경험 같은 키워드에 끌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에듀테크, 교육 기술 도메인에서 일하고 싶어요.

링글, 스픽, 듀오링고, 말해보카 같은 서비스를 보면, 단순히 예쁘고 편리한 UX를 넘어서, 사용자의 학습 습관과 감정까지 섬세하게 고려되어 있더라고요. 저는 그런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정보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열어주고, 누군가의 배움에 진짜 도움이 되는 경험을 설계하는 것. 그게 제가 되고 싶은 디자이너의 모습이에요.

🗝️ 아카데미에서의 경험을 키워드로 정의한다면?

마지막 질문이에요. 아카데미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고유한 경험을, 키워드로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들이 떠오르나요?

UX의 재발견

아카데미에서 가장 좋았던 건 진짜 사용자와 만나고, 그들의 문제를 듣고, 직접 제품으로 풀어볼 수 있었다는 거였어요. 그 과정을 통해 ‘내가 UX 디자이너로서 어떤 가치를 만들고 싶은가?’를 다시 생각하게 됐고, 본업을 더 사랑하게 됐어요. 단순히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고, 깊이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어요.

안락함 속 치열함

아카데미는 실패해도 괜찮은 공간이었어요. 그래서 더 치열하게 시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도전하고 실험할 수 있었거든요.

바깥세상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안전한 선택을 하게 마련이지만, 아카데미는 그 리스크를 감싸주는 안락함이 있었어요. 오히려 그 덕분에 더 크게 도전하고, 더 많이 실패하고, 다시 고쳐나가는 과정을 할 수 있었어요. 그 안에서 진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아카데미를 ‘안락함 속 치열함’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꼭 시도해 보세요. 하기 싫은 건 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건 다 해보는 것. 그게 아카데미를 가장 잘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아카데미는 정말 하기 나름이에요. 주어진 환경과 기회를 최대한 누려보세요!

✍️Editor 

4기 러너 Yoshi

전 세계 디벨로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WWDC25가 벌써 2주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Apple만의 혁신을 기다리며, 오늘은 지난 호에 이어 WWDC25 Swift Student Challenge 위너의 두 번째 주인공 이민재Mini의 이야기를 만나볼까요?

🏆 이번에는 좀 다른 질문을 드려볼게요. 미니는 자신이 위너가 될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주변에 있던 경우들을 봤을 때, 엄청나게 잘 만든 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생각보다 엄청 간단한 앱인데도 위너가 되는 앱도 있어서 사실 예상을 못 했어요. 그냥 스스로 만족하고 냈기 때문에 '아, 이거 무조건 위너가 되겠다.' 이런 생각은 못 했고요. 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본격적으로 아카데미 시작하기 전에 SwiftUI를 연습하고 한 번 써본 걸로 만족하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 실제로 위너 발표를 보셨을 때의 상황과 심정은 어떠셨나요?

새벽에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벽 4, 5시쯤에 눈이 떠지더라고요. 그리고 결과를 봤죠. 사실 그날 제가 생일이었기에, Apple에서 제게 생일 선물을 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 챌린지를 끝내고 나서 나에게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까 말했던 기술 말고 기획에서부터 시작하자는 큰 깨달음도 있었죠. 사실 이외에 좋은 건 잠깐인 것 같고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내가 잘 가고 있구나', '내가 하고 있는 게 맞구나' 하는 생각 정도랄까요? 한창 아카데미 4기에 참여 중이기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죠.

🎙️ 내년에 Swift Student Challenge 도전을 준비하는 러너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Swift Student Challenge에 지원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마 이런 생각이 있으실 거로 생각해요. ‘처음 하는 입장에서 내가 이걸 내도 될까? 나는 디자인도 개발도 할 줄 모르는데…’ 이렇게 고민할 시간에 일단 그냥 도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만약 위너가 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분명히 있을 테니까요. 기획과 디자인도 고민해 보고, 코드를 짜기 위해 찾아봐야 하는 것들도 있다 보니 그 과정에서 배워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위너라는 건 정말 플러스알파에 불과하거든요.

✍️Editor 

4기 러너 Nika & Bob

Config 2025 Recap

모두에게 열려있는 파운데이션 접수가 곧 마감돼요🔔

이번 달 뉴스레터는 어떠셨나요?

동문과 러너들이 만들어가는 아카데미,

여러분의 Pathway를 향한 새로운 영감을 얻길 바라요 💡

월간 아카데미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발행돼요.

아카데미 5기 지원을 고민하는 친구, 동료, 지인이 있다면

이번 편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 나눠보세요 ✨

러너들의 반짝이는 마음을 담아

포항에서 Gwen 드림 🌼